과일, 채소 잔류농약 없애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마트에서 돌아와 딸기를 씻을 때마다 같은 고민이 생깁니다. 물에만 헹궈도 될까, 식초를 조금 넣어야 할까, 베이킹소다가 더 효과적이라는 말도 있었던 것 같은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답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핵심은 첨가물이 아니라 시간과 물의 흐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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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6, 2026
과일, 채소 잔류농약 없애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마트에서 돌아와 딸기를 씻을 때마다 같은 고민이 생깁니다. 물에만 헹궈도 될까, 식초를 조금 넣어야 할까, 베이킹소다가 더 효과적이라는 말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인터넷에는 저마다 다른 방법들이 넘쳐나고,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답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공신력 있는 기관들의 연구 결과는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핵심은 첨가물이 아니라 시간과 물의 흐름입니다.
 

잔류농약, 얼마나 걱정해야 할까

 
먼저 잔류농약에 대한 오해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농약 = 독극물'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지만, 잔류농약은 농약 원액이 아닙니다. 수천 배 희석된 농약이 재배 과정에서 농산물에 극미량으로 남은 것을 뜻합니다. 생산지에서 살포된 농약은 비와 바람에 희석되고, 햇빛과 공기 중 산소에 의해 분해되며, 농산물 내부의 효소에 의해서도 일부 감소합니다. 소비자의 손에 닿을 때쯤이면 이미 많은 양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유통 농산물 25개 품목 517건 가운데 514건, 즉 99.4%가 잔류농약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설령 극소량의 잔류농약이 체내에 들어오더라도 자연스럽게 소변과 대변으로 배출되어 체내에 축적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식약처는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세척을 소홀히 해도 좋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잔류농약 외에도 먼지, 토양, 이물질이 묻어 있고, 과일과 채소의 경우 표면에 직접 입이 닿는 만큼 세척 자체가 기본 위생 습관입니다. 다만 근거 없는 방법에 의존하거나, 지나친 세척으로 오히려 영양소를 잃을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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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잔류허용기준은 농산물을 씻거나 조리하기 전, 그대로 섭취하는 것을 가정해 설정됩니다. 즉 기준치 이하로 검출된 농산물을 씻지 않고 먹어도 건강에 문제가 없도록 설계된 기준입니다. 세척은 이미 안전한 수준에서 한 단계 더 안심을 더하는 과정입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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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물, 식초물, 베이킹소다.. 실제 효과는?

 
식초물, 소금물, 베이킹소다 — 이 세 가지는 잔류농약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연구 결과는 이 통념과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농약은 대부분 지용성, 즉 물보다 기름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집니다. 따라서 식초나 소금처럼 물에 용해되는 첨가물을 섞는다고 해서 농약의 화학적 결합이 끊어지지는 않습니다. 식초는 살균 작용에는 일정한 효과가 있지만, 잔류농약 분자를 분해하거나 표면에서 떼어내는 메커니즘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식약처가 수돗물, 식초물(1%), 소금물(1%), 숯 담근물(1%)로 각각 세척 실험을 진행한 결과, 잔류농약 제거율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식초나 소금물이 오히려 비타민 등 영양소를 파괴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번거롭게 첨가물을 준비할 실질적인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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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물에 담그면 농약이 잘 빠진다."
: 식약처 실험에서 수돗물과 식초물의 제거율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았습니다. 식초는 살균에는 유효하지만 농약 분자 제거 메커니즘과는 다릅니다.
 
"베이킹소다가 가장 효과적이다."
: 복수의 연구를 종합하면 베이킹소다 포함 첨가물 방법의 평균 제거율은 약 38% 수준으로, 흐르는 물 세척(77% 이상)에 크게 못 미칩니다.
 
"끓이면 농약이 다 사라진다."
: 2022년 연구에서 끓이기의 제거율은 59.5%, 데치기는 54.9%로, 흐르는 물 세척보다 낮게 나타났습니다. 열에 강한 농약 성분도 존재합니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진행한 별도 연구에서도 세척 용품이나 방법의 종류보다 세척 횟수가 잔류농약 제거율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무엇으로 씻느냐보다 얼마나 꼼꼼히, 몇 번 씻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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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척 방법별 잔류농약 제거율 비교

 
2022년 광주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이 국제 학술지 Foods에 발표한 연구는 상추, 깻잎, 쌈추, 시금치, 쑥갓 5종을 대상으로 9가지 세척 방법의 제거율을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세척 방법
평균 제거율
흐르는 물 세척
77% 이상
끓이기
59.5%
데치기
54.9%
식초물·소금물·베이킹소다 등
약 38~56%
 
눈여겨볼 지점은 가열 조리가 농약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통념과 달리, 흐르는 물 세척의 제거율(77% 이상)이 끓이기(59.5%)나 데치기(54.9%)보다 오히려 높다는 겁니다. 연구원은 나물이나 국 요리를 할 때도 흐르는 물로 충분히 세척한 후 조리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채소별로는 상추의 제거율이 67.4%로 가장 높았고, 쌈추가 40.6%로 가장 낮았습니다. 잎의 구조와 표면 상태에 따라 세척 효율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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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효과적인 세척법: 두 단계로 충분합니다

 
식약처와 농촌진흥청이 제시하는 방법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담금과 흐르는 물 세척의 조합이 핵심입니다.
 

Step 1. 물에 5분 담그기

 
표면에 부착된 농약이 이탈할 시간을 줍니다. 이 과정이 이후 세척 효과를 높이는 토대가 됩니다. 담금 시간이 길다고 더 좋은 것은 아닙니다. 5분을 넘으면 수용성 비타민이 손실되기 시작합니다.
 

Step 2. 흐르는 물에 30초 × 2회

 
담금 단계에서 느슨해진 농약을 물의 흐름으로 씻어냅니다. 단순 헹굼이 아니라 손으로 가볍게 문지르며 씻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복 헹굼이 전체 제거율을 끌어올리는 핵심입니다.
 
이 두 단계만으로 잔류농약의 98% 이상이 제거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손으로 가볍게 비벼주면 제거율은 99%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특별한 도구나 첨가물이 필요 없고, 누구나 매일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농촌진흥청의 연구에서는 물을 받아 씻는 방식을 3회 반복했을 때, 흐르는 물로 1회 씻는 것보다 잔류농약 제거율이 최대 2배까지 높아지면서 물 소비량도 2/3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첫 번째 세척에서 전체 농약의 약 80%가 제거되고, 두 번째와 세 번째에서 각각 5%, 4% 추가로 제거되는 구조입니다. 세척 횟수를 늘리는 것이 효율적이지만, 동시에 영양소 손실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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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흐르는 물이 효과적인가

농약은 대부분 농산물 표면에 물리적으로 부착되어 있습니다. 물에 담그면 표면의 농약이 수분을 흡수하며 부착력이 약해지고, 이후 흐르는 물이 부드러운 압력으로 농약을 씻어냅니다. 흐르는 물은 정체된 물과 달리 끊임없이 새 물이 공급되므로, 한번 씻겨 나간 농약이 다시 표면에 달라붙지 않습니다. 마찰을 동반한 세척은 이 물리적 제거 효율을 한 단계 더 높입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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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과일별 세척 방법

 
기본 원칙은 같지만, 형태와 표면 구조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집니다. 식약처 권고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딸기

꼭지를 떼지 않은 채 물에 1분 담근 후 흐르는 물에 30초 세척합니다. 꼭지 아래 오목한 부분에 농약이 잔류할 수 있으므로 꼭지를 제거한 뒤 섭취합니다. 과육이 약해 오래 담가두거나 세게 문지르면 물러지고 비타민 손실이 생기므로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깻잎·상추

잔털과 주름이 많아 다른 채소보다 농약이 오래 잔류합니다. 5분 이상 충분히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로 한 장씩 세척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사용하는 물의 양이 많을수록 제거율이 올라가므로, 대야보다 큰 용기에 충분한 물을 담아 씻는 것이 좋습니다. 고여 있는 물 세척과 흐르는 물 세척을 이중으로 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양배추·배추

농약이 주로 겉잎에 잔류합니다. 겉잎 2~3장을 먼저 떼어낸 후 흐르는 물에 세척하면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습니다. 채를 썰어 찬물에 3분 담갔다가 헹구는 방법도 있지만 자른 단면에서 영양분이 손실될 수 있습니다.
 

오이

오돌토돌한 표면 구조 때문에 일반 세척으로는 구석구석 제거가 어렵습니다. 스펀지나 채소용 솔로 표면을 문질러 씻은 후, 굵은 소금을 뿌려 다시 문지르고 흐르는 물에 헹굽니다. 물리적 마찰이 핵심입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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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

송이째 물에 1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헹구면 충분합니다. 알을 일일이 떼어낼 필요는 없습니다. 껍질 표면의 하얀 분말은 포도의 당분이 표면에 드러난 과분(果粉)으로, 농약이 아닙니다.
 

사과

껍질에 영양소가 풍부하므로 껍질째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흐르는 물에 꼼꼼히 문질러 씻습니다. 꼭지 근처 움푹 들어간 부분에 농약이 집중될 수 있으므로 해당 부위를 집중적으로 씻거나 제거한 후 먹습니다.
 

파·부추

뿌리보다 잎 쪽에 농약이 더 많이 잔류합니다. 시든 잎과 함께 겉 껍질을 한 장 떼어낸 후 물로 세척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추

끝 부분에 농약이 많다는 속설이 있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일정 시간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잘 씻으면 충분합니다.
 

세척 전후로 알아두면 좋은 것들

 

지나친 세척은 역효과입니다

 
과일과 채소에 함유된 비타민은 대부분 수용성이어서 장시간 물에 담가두면 영양소가 빠져나갑니다. 5분 이상 담가두거나, 필요 이상으로 여러 번 반복해 씻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습니다. 과도한 껍질 제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과, 포도처럼 껍질에 유익한 성분이 집중된 과일은 잘 씻어 껍질째 먹는 것이 영양 면에서 더 이롭습니다.
 

먹기 직전에 씻습니다

 
미리 씻어서 냉장 보관하면 수분이 과일과 채소 조직에 스며들어 변질이 빨라지고 곰팡이가 생기기 쉽습니다. 세척은 섭취 직전에 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유기농이라도 씻어야 합니다

 
유기농 또는 무농약 인증 농산물은 합성 농약 사용이 제한되지만, 세척이 불필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자연 유래 방제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재배·유통 과정에서 묻는 토양과 먼지, 미생물 등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세척은 필요합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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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

 
잔류농약 제거에 특별한 비법은 없습니다. 물에 충분히 담그고,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구는 것. 이 단순한 습관이 어떤 첨가물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 식약처, 광주보건환경연구원, 농촌진흥청이 공통으로 내린 결론입니다. 오히려 식초와 소금물, 베이킹소다에 의존하느라 세척 자체를 대충 하는 것이 더 문제일 수 있습니다.
 
청소도, 세척도 결국 '적절함'의 문제입니다. 지나치게 강한 세제가 표면을 손상시키듯, 과도한 세척은 식재료 본연의 영양을 앗아갑니다. 때론 과함이 부족함보다 못할 때가 있습니다.
 
스코그링이 주방 위생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지 않습니다. 강하게, 많이, 철저하게가 아니라 — 필요한 만큼, 올바른 방식으로. 식재료를 제대로 씻는 습관이 식탁의 시작이라면, 그 공간을 관리하는 방식도 같은 기준 위에 있어야 합니다.
 
무엇으로 씻느냐보다 어떻게 씻느냐. 세척의 핵심은 늘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을 잊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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