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나빠진 미세먼지, 이란 전쟁 때문이다?

전쟁과 봄철 기상 조건이 겹친 2026년, 한반도 미세먼지의 복합 원인을 짚어보고 실내 공기를 지키는 현실적인 관리 방법까지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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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3, 2026
작년보다 나빠진 미세먼지, 이란 전쟁 때문이다?
2026년 3월 말, 서울과 인천, 부산이 세계 주요 도시 중 대기오염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에어코리아 기준으로 수도권과 충청권 일대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나쁨' 수준(36~75㎍/㎥)을 유지했고, 대전과 전라권 일부 지역에서는 '매우 나쁨'(76㎍/㎥ 이상)까지 치솟아 올봄 들어 처음으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습니다. 목이 칼칼하고, 눈이 따가웠습니다. 마스크를 다시 꺼내 쓰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봄은 무언가 달랐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봄철 미세먼지라고 하기에는, 그 배경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합동 군사 작전을 개시했습니다. 중동의 하늘 위로 연기가 피어올랐고, 그 연기는 단순한 전쟁의 상징이 아니었습니다. 대기권으로 방출된 수백만 톤의 오염물질지구의 바람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전쟁이 서울의 하늘을 더럽힌다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우리가 숨 쉬는 대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봄 미세먼지의 구조 — 왜 봄이 위험한가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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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세먼지는 계절에 따라 뚜렷하게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입자가 굵은 미세먼지(PM10)는 황사가 집중되는 4월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건강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초미세먼지(PM2.5)는 1~3월에 가장 높은 농도를 보입니다. 봄은 두 종류의 먼지가 동시에 기승을 부리는 이중 위협의 계절입니다.
 
그 원인은 대기의 흐름에 있습니다. 봄철 한반도 상공에는 편서풍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중국 대륙의 산업지대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이 바람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해 한국에 유입되는 것입니다. 2019년 한국·중국·일본 3국이 공동으로 발표한 과학 보고서는 한국 미세먼지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기여율이 평균 약 32%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에는 이 수치가 60~80%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황사와 초미세먼지는 경로가 다릅니다. 황사는 고비사막과 내몽골의 건조한 토양에서 바람에 실려 오는 자연 발생 먼지로, 주로 PM10 크기의 입자로 구성됩니다. 반면 초미세먼지(PM2.5)는 화석연료 연소, 공장 배출, 자동차 등 인위적 발생원에서 비롯됩니다. 봄은 이 두 가지 먼지가 한반도 상공에서 합류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기후 변화가 더해지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봄철 동북아시아 지역의 대기 안정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기 안정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오염물질이 위로 확산되지 않고 지표 가까이 축적된다는 의미입니다. 동시에 강화된 편서풍은 중국발 오염물질의 원거리 수송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매년 봄 미세먼지가 더 심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이 단순한 착각이 아닐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런 구조는 매년 반복됐습니다. 그런데 2026년 봄에는 그 구조에 새로운 변수가 더해졌습니다.
 

전쟁은 어떻게 대기를 오염시키는가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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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오랫동안 과소평가되어 왔습니다. 국제 분쟁 및 환경 감시 기구(CEOBS, Conflict and Environment Observatory)에 따르면, 전 세계 군사 활동은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수치조차 체계적인 보고 의무가 없어 과소 계상된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리기후협약은 각국이 군사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쟁의 환경 비용이 국제 통계에서 사실상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유입니다.
 
전쟁이 대기를 오염시키는 경로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석유와 정유 시설에 대한 공습

유전과 정제 시설에 불이 붙으면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 이산화황(SO₂), 질소산화물(NOₓ), 그리고 블랙카본이 대기로 방출됩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쿠웨이트에서 600개 이상의 유전이 불탔고, 이 화재에서만 약 5억 배럴의 원유가 연소했습니다. 방출된 오염물질은 단순히 중동 지역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이후 연구에서는 이 연기에서 발생한 그을음이 티베트 고원의 빙하 표면에까지 침착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검게 물든 빙하는 햇빛을 더 많이 흡수해 빙하 용해를 가속화했습니다. 전쟁의 오염이 수천 킬로미터 밖의 생태계를 바꾼 사례입니다.
 

둘째, 군사 작전 자체에 수반되는 화석연료 소비

미국 국방부는 세계 최대의 단일 석유 소비 기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투기 한 번의 출격, 항공모함 한 척의 항해, 전차 부대의 이동이 모두 막대한 양의 연료를 태웁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개전 이후 3년간 누적된 탄소 배출량이 약 2억 3천만 톤 CO₂e에 달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4개국의 연간 배출량을 합친 것과 맞먹습니다.
 

셋째, 민간 인프라의 파괴로 인한 간접 오염

발전소와 전력망이 파괴되면 그 빈자리를 경유 발전기가 채웁니다. 공장과 산업 시설이 손상되면 인근 지역의 공기는 통제되지 않는 화학물질에 노출됩니다. 분쟁 지역에서는 환경 규제 자체가 사실상 기능을 멈춥니다.
 
이 세 가지 경로 모두에서 방출되는 오염물질, 특히 PM2.5와 블랙카본은 대기 중에서 수일에서 수 주간 체류하며 수천 킬로미터까지 이동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연구에서는 우크라이나 내 산업 시설 화재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폴란드와 동유럽 인접국에서도 탐지된 사실이 국제 학술지를 통해 보고됐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도 공식 문서를 통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번엔 이란이다 — 2026년 전쟁의 대기 충격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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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28일을 기점으로 이란 전역의 군사 기지, 석유 시설, 항만이 공습을 받았습니다. 환경 전문 매체의 현장 보고에 따르면, 개전 직후 수일 사이에만 수백 건의 환경 관련 피해 사례가 기록됐습니다. 석유 저장 시설과 정유 공장의 화재에서 발생한 오염 연기는 미세먼지와 중금속, 독성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테헤란에서는 '블랙 레인(black rain)'이 보고됐습니다. 검은 비가 내렸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대기 중에 부유하던 그을음과 오염물질이 강우에 포착되어 지표로 낙하하는 현상으로, 석유 시설 화재 시 발생하는 탄화수소 입자가 빗방울 속에 흡착될 때 나타납니다. 이 현상은 산업 재해와 전쟁에서 반복적으로 기록된 대기 오염의 전형적인 징후입니다. 테헤란 특유의 분지 지형은 산악이 도시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오염물질이 외부로 확산되지 못하고 도시 내에 갇히는 구조를 만들며, 이 조건이 오염의 체류 시간을 더욱 길게 만들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2주간 이란 전쟁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은 아이슬란드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또는 자동차 100만 대 이상이 1년간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는 추정이 나왔습니다. 전쟁이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대기권 전체에 부담을 주는 환경 사건임을 수치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더해졌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해협을 봉쇄하면서 세계 석유 무역의 4분의 1 이상이 영향권에 들었습니다. 유조선 피격과 항구 시설 파괴는 해상 오염의 위험을 높였고, 에너지 공급망의 혼란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연쇄적인 생산과 소비 변화를 촉발했습니다.
 

"이란 전쟁 때문"이라는 말은 얼마나 사실인가

 
이 지점에서 중요한 질문을 해야 합니다. 이란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과연 한국의 봄 하늘에 직접 영향을 미쳤을까요.
 
현재까지 이란발 오염물질이 한반도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정량적으로 규명한 연구는 없습니다. 이란과 한국 사이의 거리는 직선으로 약 6,000킬로미터이며, 두 지역을 연결하는 안정적인 대기 경로도 봄철 편서풍과는 다소 다른 방향입니다. 따라서 "이란 전쟁 때문에 한국 미세먼지가 심해졌다"는 진술은 현재로서는 검증된 과학적 사실이 아닙니다.
 
그러나 관계가 없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대기는 직선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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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수 있는 경로는 간접적입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충격은 중국의 에너지 수급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KDI 국제금융센터는 2026년 4월 발표한 분석에서 "중동전쟁에 따른 중국의 생산 억제 정책의 부작용"을 별도로 짚었습니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혼란은 중국 내 일부 산업의 생산 방식에 변화를 유발할 수 있고, 이는 중국 대기오염 배출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입니다. 한반도에 유입되는 초미세먼지의 주요 공급원인 중국의 대기 상황이 바뀐다면, 그 변화는 결국 한국 하늘에 반영됩니다.
 
또한 전쟁 자체의 대기 영향이 중동 지역 전체로 확산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대기오염 물질은 분쟁 당사국의 하늘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사례에서 확인했듯, 오염 연기는 바람을 따라 국경 너머로 확산됩니다.
 
결국 "이란 전쟁 때문"이라는 표현은 사실의 단순화입니다. 더 정확한 표현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숨 쉬는 대기는 하나의 연결된 시스템이며, 세계 어딘가에서 발생한 대규모 연소와 오염은 그 시스템 안에서 지속적으로 이동하고 혼합됩니다. 이란의 불길은 분명히 그 시스템에 충격을 가했고, 2026년 봄 한반도의 대기질이 악화된 데는 중국발 미세먼지, 봄철 기상 패턴, 그리고 중동 분쟁이 야기한 에너지 및 환경 충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과학적으로 더 정확합니다.
 

오늘의 실내 공기,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외부 대기의 구조를 바꾸는 일은 개인의 힘으로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머무는 공간의 공기는 다릅니다.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에는 실내 관리 방식이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환기는 타이밍이 전부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에어코리아 기준 PM2.5 농도가 '보통'(16~35㎍/㎥) 이하일 때 단시간 환기를 권고합니다. '나쁨' 이상일 때 창문을 열면 오히려 실내 오염 농도를 높입니다. 환기 전 에어코리아 앱이나 사이트에서 현재 지역 농도를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환기하더라도 맞통풍 방식으로 5~10분 이내로 짧게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세먼지는 공기 중보다 바닥에 쌓입니다. 외부에서 유입되거나 실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는 시간이 지나면서 바닥면으로 침강합니다. 침강한 먼지는 발걸음이나 기류에 의해 다시 공기 중으로 떠오릅니다(재부유). 이 때문에 공기청정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바닥 먼지를 소음 없이, 먼지를 최소한으로 날리면서 제거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진공청소기는 흡입 과정에서 필터 등급에 따라 미세 입자를 다시 배출할 수 있으므로, 고농도 시기에는 청소 방식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공기청정기 필터 상태를 확인합니다. 오랫동안 교체하지 않은 필터는 포집한 오염물질이 다시 방출되는 역오염원이 될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계절이 시작되기 전, 필터 점검을 습관으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외출 후 귀가 시 옷을 털고 세탁합니다. 외부에서 의류에 흡착된 미세먼지는 실내로 들어와 공기 중으로 방출됩니다. 귀가 즉시 옷을 털고, 가능하면 세탁하거나 문밖에 두는 것이 실내 오염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머리카락에도 미세먼지가 상당량 흡착되므로, 고농도일 때 외출 후 샤워를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국경이 없습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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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불길, 중국의 공업 지대, 고비사막의 모래먼지. 이것들은 별개의 사건처럼 보이지만, 대기권 안에서는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지구의 대기는 인간이 그어 놓은 국경선을 알지 못합니다.
 
미세먼지는 흔히 개인의 부주의나 특정 국가의 문제로 환원됩니다. 하지만 2026년 봄의 대기 악화가 보여주듯, 그 배경에는 지구 반대편의 전쟁, 에너지 시장의 교란, 기후 변화에 따른 대기 순환의 변화 등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은 우리를 무력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구조를 이해할 때, 비로소 무엇을 통제할 수 있고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지 보입니다. 오늘 에어코리아를 확인하고, 환기 타이밍을 고르고, 바닥 먼지를 조용히 제거하는 일. 그것은 작은 행동이지만, 정확한 이해에서 비롯된 선택입니다.
 
스코그링이 전하고 싶은 것도 그것입니다. 공기를 정치적으로 가져올 수는 없지만, 내 공간의 공기를 어떻게 관리할지는 오늘 결정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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