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왜 자꾸 멸종되는가?
1970년 이후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의 평균 크기가 73% 감소했습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은 그중 47,000종 이상이 멸종 위기 범주에 들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Mar 19, 2026
숲은 스스로 청소합니다. 낙엽은 썩어 거름이 되고, 죽은 나무는 균류와 벌레들의 집이 됩니다. 강은 모래와 돌 사이를 천천히 흐르며 스스로 정화됩니다. 수십억 년의 시간이 빚어낸 이 순환은 완벽에 가깝습니다.
자연에는, 쓰레기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어떤 것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죽음도 분해되어 다른 생명의 밑거름이 되고, 끝처럼 보이는 것도 실은 다음 시작의 재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수십억 년을 이어온 자연의 문법.
그런데 지금, 그 완벽한 체계 속에서 무언가가 순환 속도를 앞질러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조용히, 그리고 매우 빠르게.
숫자가 말하는 것
2024년, 세계자연기금(WWF)은 하나의 수치를 발표했습니다. 1970년 이후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의 평균 크기가 73% 감소했다는 것.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 어류를 포함한 5,495종, 3만 5,000개에 가까운 개체군을 50년에 걸쳐 추적한 결과입니다.
특히 민물 생태계의 감소는 더 가파릅니다. 담수 개체군은 같은 기간 85%가 줄었습니다. 강과 호수, 습지에 의존해 살아가는 물고기, 양서류, 수생 조류의 숫자는 불과 반세기 만에 거의 6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습니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에서는 같은 기간 야생동물 개체군이 95%까지 사라졌습니다.
현재 172,600종 이상을 평가하고 있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은 그중 47,000종 이상이 멸종 위기 범주에 들어 있다고 말합니다. 양서류는 41%, 상어와 가오리는 37%, 포유류는 27%가 위협을 받고 있죠.
2025년 최신 업데이트에서는 전 세계 조류 종의 절반 이상이 개체수 감소 추세에 있음이 처음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차가운 숫자 뒤에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자연은 스스로 순환한다고 배웠는데, 지금 이 순환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인가.

순환이 끊기는 다섯 가지 이유
멸종에는 여러 경로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들을 하나씩 나열하기에 앞서, 하나의 공통된 본질을 먼저 짚는 것이 더 정확할지 모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멸종은 결국 '연결이 끊기는 사건'입니다. 생물과 생물 사이, 생물과 환경 사이에 오랜 시간 형성된 관계의 실이 끊어지는 일인 셈이죠.
이 연결이 끊어지는데에는 5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서식지 파괴
지구 전체 거주 가능 토지의 40%가 현재 식량 생산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숲이 농경지로, 습지가 도시로, 초원이 목장으로 바뀌면서 수백만 종의 생물이 살던 집을 잃었습니다.
국제학술지 PNA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열대우림 가운데 생물다양성 보존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원시림은 전체의 25%에 불과합니다. 그중 멸종 위기에 처한 종들이 서식하는 열대우림 중 온전히 보존된 곳은 8%에 그칩니다.
문제는 서식지가 단순히 줄어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서식지 단편화'라는 현상이 더 문제. 도로 하나, 댐 하나가 생태계를 조각냅니다. 본래 이어져 있던 숲이 섬처럼 나뉘면, 개체군은 고립됩니다. 유전적 다양성이 줄고, 번식이 어려워지며, 외부 충격에 취약해집니다. 집을 잃은 생물은 순환에서 이탈합니다.

두 번째: 기후 변화
기온이 오르면서 종들은 더 높은 고도와 극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동할 수 있는 종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동할 수 없는 종들입니다. 이동 속도가 느린 종, 특정 지역에만 존재하는 고유종, 이미 서식지가 좁아진 종들은 기후 변화의 직격탄을 맞습니다.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4배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습니다. 2050년이 되면 북극의 여름 해빙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과학자들은 경고합니다. 북극곰, 바다코끼리, 북극 물개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는 그 얼음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IUCN의 2025년 업데이트에서는 북극 물개 3종이 기후 변화로 인해 멸종 위험이 높아졌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기후가 단순히 날씨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특정 생물이 존재할 수 있는 조건 자체를 없애버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 번째: 과도한 포획과 남획
자연은 어느 정도의 손실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포식자가 먹이를 잡고, 태풍이 나무를 쓰러뜨려도, 자연은 그 속도에 맞춰 회복해 왔습니다. 그러나 '자연이 회복할 수 있는 속도'보다 빠르게 생물이 제거될 때, 개체군은 무너집니다.
전 세계 어류 자원의 3분의 1 이상이 이미 과잉 포획 상태에 있습니다. 상어와 가오리의 37%가 멸종 위기에 처한 이유 중 하나도 여기에 있습니다. 밀렵으로 인한 코끼리와 코뿔소의 개체수 붕괴, 한약재 수요로 위협받는 천산갑의 사례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의 속도와 인간의 속도가 어긋날 때, 회복의 여지는 사라집니다.

네 번째: 침입 외래종
오랜 시간 특정 생태계에서 진화한 종들은 그 생태계의 문법을 압니다. 어떤 것을 먹고, 어디서 숨고, 누구를 피해야 하는지를. 그러나 인간이 의도적으로 혹은 실수로 다른 지역에서 데려온 종들은 그 문법을 모릅니다.
IPBES(생물다양성과학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17세기 이후 알려진 동물 멸종 사건의 약 40%에 침입 외래종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침입 외래종에 의한 경제적 피해는 연간 4,23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포식자도 없고 경쟁자도 없는 환경에서 침입종은 폭발적으로 번성합니다. 그리고 외래종의 번성은 수백만 년에 걸쳐 형성된 생태계의 균형을 단기간에 무너뜨립니다. 섬 생태계가 특히 취약한 이유입니다. 고립된 환경에서 진화한 섬의 고유종들은 갑작스러운 경쟁자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집니다.
다섯 번째: 오염
농업에서 흘러나오는 질소와 인, 플라스틱, 중금속, 그리고 각종 화학물질은 자연이 처리할 수 없는 속도와 형태로 생태계에 유입됩니다. 물속으로, 토양으로, 공기 중으로 스며드는 이 물질들은 먹이사슬 전체를 서서히 오염시킵니다.
1960년대 미국에서는 흰머리독수리가 멸종 위기에 처한 적이 있습니다. 원인은 DDT라는 살충제였습니다. 이 물질이 먹이사슬을 통해 농축되면서 흰머리독수리의 알껍질을 얇게 만들었고, 새끼가 부화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DDT 사용 금지와 보호 조치 이후 흰머리독수리는 회복해, 2021년 기준 개체수는 31만 6,700마리로 늘어났습니다.

자연은 강하다, 하지만 왜 무너지는가?
지구는 이미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겪었습니다. 약 4억 4,300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 말에 전체 종의 85%가 사라졌고, 약 6,600만 년 전 소행성 충돌로 공룡을 포함한 생물의 75%가 멸종했습니다. 화산 활동, 급격한 기후 변화, 해수면 변동—이런 외부의 거대한 힘이 매번 생명의 역사를 새로 쓰게 했습니다.
그때마다 자연은 회복했습니다. 수백만 년, 때로는 수천만 년의 시간이 흘러 새로운 종들이 생겨나고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었습니다. 자연의 복원력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왜 다른가.
바로 속도 때문입니다. 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척추동물 종의 소멸 속도는 자연 멸종률보다 최대 100배 높습니다. 영국 자연사박물관은 현재의 멸종 속도가 인류 출현 이전 대비 최소 100배에서 많게는 1,000배에 달한다고 설명합니다.
같은 연구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지난 100년간 사라진 척추동물의 수는, 자연 속도라면 약 800년에서 10,000년에 걸쳐 소멸했을 양이라고.
이전의 대멸종들은 소행성이나 화산처럼 불가항력인 힘이 원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멸종은 성격이 다릅니다. 지질학적 시간이 아닌 인간의 시간 위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너무 빠르기 때문에, 자연이 스스로 적응하고 회복할 여유가 생기지 않습니다.
어류 자원의 문제든, 산림 파괴의 문제든, 기후 변화의 문제든—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자연의 속도를 인간의 속도가 앞질렀다는 것.
인간의 역사에서 다른 대멸종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는, 이번 멸종의 원인이 분명히 특정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원인이 분명하다는 것은, 그 원인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도 함께 의미합니다.

하나가 사라질 때, 무엇이 달라지는가
멸종은 단순히 한 종의 소멸이 아닙니다. 그 종이 맺고 있던 수십, 수백 가지의 관계가 함께 사라집니다. 또, 그 관계들이 지탱하던 또 다른 관계들도 흔들립니다.
꿀벌은 꽃가루를 옮깁니다. 꽃은 열매를 맺습니다. 열매는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됩니다. 그 동물의 배설물은 씨앗을 퍼뜨립니다. 씨앗은 다시 숲을 이룹니다. 이렇듯 하나의 연결이 수십 개의 연결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이 순환 속에서 어느 한 고리가 빠지면, 그 파장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퍼집니다.
옐로스톤의 늑대 이야기
1926년,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마지막 늑대가 사라졌습니다. 포식자를 제거하면 야생동물을 보호할 수 있다는 당시의 판단에 따른 조치였습니다.
포식자가 사라지자 사슴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사슴 떼는 강변의 식물을 모두 먹어 치웠습니다. 식물이 사라지자 강둑이 무너지고 강의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비버는 댐을 지을 재료를 잃었습니다.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웅덩이도 사라졌습니다. 물새들도 떠났습니다. 늑대 한 종의 부재가, 강의 지형까지 바꿔놓은 사례죠.
시간이 흘러 1995년, 14마리의 늑대가 옐로스톤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 이후 강변 식물이 돌아왔고, 강의 흐름이 안정되었습니다. 비버가 돌아왔고, 물고기와 물새도 돌아왔습니다.
생태학자들은 이것을 '영양 폭포(trophic cascade)'라 부릅니다. 한 종의 존재가 생태계 전체의 흐름을 바꾼다는 개념입니다.

캘리포니아 콘도르의 사례
1987년, 미국 야생동물관리국은 당시 야생에 남아있던 캘리포니아 콘도르 27마리의 개체 보호를 위해 전부 포획 후 사육 시설로 옮겼습니다.
이후 수십 년에 걸친 번식 프로그램과 납 탄환 사용 금지, 서식지 보호가 이어졌습니다. 오늘날 캘리포니아 콘도르의 개체수는 500마리를 넘어섰습니다. 야생에서 다시 날개를 펼치는 이 새는, 인간의 선택이 달라지면 자연의 이야기도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증거 중 하나입니다.
하나가 돌아오면, 연결은 다시 시작됩니다.
회복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
멸종을 이야기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나빠지고 있다는 방향으로만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IUCN의 2007년부터 2024년까지의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상태 변화가 있었던 종 중 15%는 위험 등급이 낮아졌습니다. 85%는 상황이 악화됐지만, 15%는 나아졌다는 것입니다. 그 15% 뒤에는 수십 년에 걸친 보호 구역 지정, 포획 금지, 서식지 복원, 재도입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남대서양의 혹등고래 역시 한때는 450마리까지 개체수가 줄었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포획 금지 조치가 시행된 이후, 현재 개체수는 25,000마리 이상으로 회복되었습니다. 고래 한 마리가 바다에 더 있다는 것은 단순한 개체수의 문제가 아닙니다. 고래의 배설물은 플랑크톤의 번성을 돕고, 플랑크톤은 해양 먹이사슬의 기반이 됩니다. 한 종의 회복이 바다 전체의 순환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겁니다.
자연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 회복할 시간과 공간이 주어질 때.

결국, 자연을 이해하는 일
과학자들은 현재의 상황을 '6차 대멸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물론, 학계 안에서 완전히 합의된 표현은 아직 아닙니다. 과거의 대멸종은 짧은 지질학적 시간 안에 전체 종의 75% 이상이 사라지는 사건으로 정의되는데, 현재 그 수준에 도달했는가를 두고는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이죠.
그러나 한 가지 사실에 대해서는 거의 이견이 없습니다. 지금 종의 소멸 속도가 자연적인 수준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원인이 인간의 활동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 글이 말하고 싶은 것은 죄책감이 아닙니다. 두려움도 아닙니다. 공포는 사람을 멈추게 하고, 죄책감은 사람을 움츠러들게 합니다. 그 어느 것도 자연의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해하자는 겁니다.
자연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조금 더 이해할 때, 그 연결 속에서 우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조금 더 이해할 때, 선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옐로스톤의 늑대처럼, 남대서양의 혹등고래처럼, 캘리포니아 콘도르처럼—인간의 선택이 달라지면 자연의 이야기도 달라진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From Forest, For Future
The Cycle of Nature, Our Conn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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