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리움 만들기, 처음이라면 꼭 알아야 할 것들

테라리움은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취미가 아닙니다. 숲이 스스로를 돌보는 원리를 이해하면, 누구나 책상 위에 작은 생태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작은 유리병 안에서 식물이 스스로 물을 순환시키고, 공기를 정화하며, 몇 년씩 살아간다면 믿어지시나요? 자연은 그렇게 스스로 순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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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8, 2026
테라리움 만들기, 처음이라면 꼭 알아야 할 것들
작은 유리병 안에서 식물이 스스로 물을 순환시키고, 공기를 정화하며, 몇 년씩 살아간다면 믿어지시나요?
테라리움은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취미가 아닙니다. 숲이 스스로를 돌보는 원리를 이해하면, 누구나 책상 위에 작은 생태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영국의 David Latimer는 1960년에 만든 밀폐형 테라리움을 60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데, 1972년 이후로 단 한 번도 물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연은 그렇게 스스로 순환합니다.
 

테라리움이 살아가는 원리

 
테라리움 안에서는 지구의 물 순환이 축소판으로 일어납니다.
 

물의 순환

햇빛이 유리를 통과해 테라리움 안을 데우면, 흙과 식물 잎에서 수분이 증발합니다. 이 수증기가 유리 벽면의 차가운 표면에 닿으면 작은 물방울로 맺히고, 점점 무거워지면서 다시 아래로 흘러내립니다. 마치 구름에서 비가 내리는 것처럼요. 이렇게 흙으로 돌아간 물은 다시 뿌리를 통해 흡수되고, 잎에서 증발하며 순환을 이어갑니다.
 

공기의 순환

식물은 낮에 광합성을 하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습니다. 밤이 되면 반대로 호흡을 하며 산소를 쓰고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냅니다. 흙 속 미생물도 호흡을 하죠. 이 두 과정이 균형을 이루면서 테라리움 안의 공기 조성이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양분의 순환

시간이 지나면 잎이 떨어지고 식물 일부가 죽기도 합니다. 흙 속 미생물과 분해자들은 이 유기물을 분해해서 다시 양분으로 돌려보냅니다. 숲 바닥의 낙엽이 거름이 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숲에서 일어나는 일과 똑같습니다.
 
밀폐형 테라리움이 특별한 이유가 바로 이 지점입니다. 물과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고 계속 순환하기 때문에, 한 번 균형을 잡으면 거의 손이 가지 않습니다. 필요한 건 빛뿐입니다. 빛 에너지가 광합성을 통해 화학 에너지로 바뀌고, 이 에너지가 전체 시스템을 움직이게 합니다. 그야말로 책상 위의 작은 지구인 셈이죠.
 
Midjourney. 테라리움 속 작은 지구.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Midjourney. 테라리움 속 작은 지구.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테라리움 만들기, 준비물 체크리스트

 
먼저, 안정적인 테라리움을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것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용기
입구가 넓은 유리병이나 어항이 좋습니다. 처음이라면 지름 15cm 이상, 손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를 추천합니다. 뚜껑이 있으면 밀폐형, 없으면 개방형 테라리움이 됩니다.
 
2. 배수층 재료
자갈, 화산석(스코리아), 또는 레카볼(LECA). 1~2cm 두께로 깔아줄 양이면 충분합니다.
 
3. 활성탄
얇게 뿌릴 정도만 있으면 됩니다. 냄새와 독소를 흡수해서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해줍니다.
 
4. 수태(스파그넘 모스) 또는 부직포
흙이 배수층으로 흘러내리는 걸 막아주는 분리층 역할을 합니다.
 
5. 배양토
일반 화분용 흙에 펄라이트와 코코피트를 2:1:1 비율로 섞으면 원활한 배수에 도움됩니다. 야외에서 퍼온 흙은 해충과 곰팡이 위험이 있으니 피해주세요.
 
6. 식물
(아래에서 자세히 다룸)
 
7. 분무기
물을 줄 때 사용합니다. 한 번에 붓지 말고 조금씩 뿌립니다.
 
Midjourney. 테라리움 만들기 키트.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Midjourney. 테라리움 만들기 키트.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테라리움 만들기 가이드 (5단계)

 

1단계 : 배수층 깔기

용기 바닥에 자갈이나 레카볼을 1~2cm 높이로 깔아주세요.
 
이 층은 여분의 물이 고이는 공간입니다. 식물 뿌리가 물에 잠기면 썩기 쉬운데, 배수층이 있으면 과습을 막아줍니다. 화산석처럼 구멍이 많은 재료는 수분을 더 많이 머금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2단계: 활성탄 뿌리기

배수층 위에 활성탄을 얇게(0.5cm 정도) 뿌려주세요.
 
활성탄은 테라리움 안에서 필터 역할을 합니다. 썩은 잎에서 나오는 냄새와 독소를 흡수해서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해주죠. 많이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3단계: 분리층 만들기

물에 적신 수태를 꽉 짜서 0.5~1cm 두께로 깔아주세요.
 
이 층이 없으면 흙이 배수층으로 흘러내려 섞이면서 물이 탁해지고, 배수 기능도 떨어집니다. 수태 대신 부직포나 방충망을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4단계: 흙 채우기

용기 높이의 1/4~1/3 정도를 흙으로 채워주세요.
 
너무 적으면 뿌리가 자리 잡기 어렵고, 너무 많으면 식물이 자랄 공간이 부족해집니다. 흙을 넣을 때 용기 벽면에 묻지 않도록 조심하면 깔끔하게 완성. 배양토 배합 비율은 화분용 흙 2 : 펄라이트 1 : 코코피트 1을 추천합니다. 펄라이트는 통기성을, 코코피트는 보습력을 높여줍니다.
 

5단계: 식물 심기와 마무리

식물을 심을 자리를 손가락이나 젓가락으로 파고, 뿌리를 넣은 뒤 흙을 덮어주세요.
 
큰 식물은 뒤쪽에, 작은 식물은 앞쪽에 배치하면 입체감이 살아납니다. 이끼는 마지막에 빈 공간을 채우듯 얹어주면 자연스럽죠. 심은 후에는 분무기로 흙이 촉촉해질 정도만 물을 뿌립니다. 밀폐형이라면 뚜껑을 덮고 며칠간 관찰합니다. 유리 벽면에 물방울이 너무 많이 맺히면 뚜껑을 열어 환기하세요.
 
Midjourney. 테라리움 만들기.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Midjourney. 테라리움 만들기.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초보자를 위한 테라리움 추천 식물 리스트

 
테라리움에 적합한 식물은 습도가 높은 환경을 좋아하고, 천천히 자라는 종류입니다. 빛이 많이 들지 않는 실내에서도 잘 버티는 내음성도 중요해요. 처음 시작한다면 키우기 쉬운 것부터 도전해보세요.
 

쿠션모스(Leucobryum glaucum)

⭐ 입문용
 
둥글둥글한 모양이 귀엽고, 습한 환경에서 잘 자랍니다. 테라리움 바닥을 초록 융단처럼 채워주는 대표 식물이에요. 조각조각 떼어서 빈 공간을 메우기도 좋습니다. 이끼류 특성상 뿌리가 아니라 온몸으로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공기 습도가 높은 밀폐형 환경에 딱 맞습니다. 건조해지면 색이 연해지다가 물을 주면 다시 싱싱한 녹색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피토니아(Fittonia)

⭐ 입문용
 
잎맥이 선명한 무늬가 예쁜 열대식물입니다. 빨강, 분홍, 흰색 등 색상도 다양해요. 남미 열대우림이 원산지라서 고습도를 좋아하고, 밀폐형 테라리움에 딱 맞습니다. '신경초'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잎맥 무늬가 신경 세포처럼 생겨서예요. 물이 부족하면 축 처지는데, 물을 주면 몇 시간 안에 금방 회복합니다. 덕분에 초보자도 식물 상태를 파악하기 쉬워요. "물 줘!"라고 직접 신호를 보내주는 셈이죠.
 

셀라기넬라(Selaginella)

⭐⭐ 중급
 
이끼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양치식물과 가까운 관계입니다. 섬세한 잎이 레이스처럼 퍼지는 모습이 아름다워요. '부처손'이라 불리는 종도 이 속에 포함됩니다. 습도가 낮으면 잎이 안쪽으로 오므라들고, 습해지면 다시 펼쳐지는 특성이 있어요. 밀폐형 테라리움처럼 일정한 습도가 유지되는 환경에서 가장 예쁜 모습을 보여줍니다.
 

보스턴 고사리 소형종(Nephrolepis exaltata 'Mini')

⭐⭐ 중급
 
풍성한 잎이 테라리움에 볼륨감을 더해줍니다. 일반 보스턴 고사리는 포기 지름이 50cm 이상으로 자라니, 테라리움용으로는 왜성종이나 소형종을 선택하세요. 다른 고사리류(특히 공작고사리)에 비해 환경 변화에 덜 민감해서 초보자도 도전해볼 만합니다. 오래된 잎이 노랗게 변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걱정하지 말고 제거해주세요.
 

푸밀라 고무나무(Ficus pumila)

⭐⭐ 중급
 
덩굴처럼 뻗어나가며 자라는 소형 고무나무입니다. 벽면이나 유목을 타고 올라가게 연출하면 숲속 분위기가 물씬 나요. 작은 하트 모양 잎이 촘촘하게 달려서 미니어처 담쟁이 같은 느낌을 줍니다. 자라는 속도가 다른 테라리움 식물보다 빠른 편이라 가끔 가지치기가 필요하지만, 그만큼 생명력이 강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Midjourney. 테라리움 식물 고르기.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Midjourney. 테라리움 식물 고르기.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 피해야 할 식물

 
다육식물과 선인장은 건조한 환경을 좋아해서 밀폐형 테라리움에 맞지 않습니다. 습도가 높으면 줄기가 무르거나 곰팡이가 생기기 쉽죠.
 
개방형 테라리움이라면 도전해볼 수 있지만, 처음에는 열대식물로 시작하는 걸 추천합니다. 또한 성장 속도가 빠른 관엽식물(예: 스킨답서스, 몬스테라)은 금방 공간을 가득 채워버리므로 피하는 게 좋습니다.
 

자연이 알아서 하는 것, 사람이 해줘야 하는 것

 
밀폐형 테라리움은 놀라울 정도로 손이 적게 갑니다. 하지만 완전히 방치해도 되는 건 또 아니기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check 1. ‘자연’이 알아서 하는 것

 
  • 물 순환 : 증발 → 응결 → 다시 흙으로
  • 공기 순환 : 광합성과 호흡의 균형
  • 양분 순환 : 미생물이 죽은 잎을 분해
 

check 2. ‘사람’이 해줘야 하는 것

 
환기 (주 1회 정도)
뚜껑을 1~2시간 열어 신선한 공기를 넣어줍니다. 유리 벽면에 물방울이 과하게 맺혀 안이 안 보일 정도라면 환기가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물주기 (거의 필요 없음)
밀폐형은 처음 세팅할 때 물을 주고 나면, 몇 달간 추가로 줄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흙 표면이 완전히 마르면 분무기로 조금만 뿌려주세요.
 
죽은 잎 제거
노랗게 변하거나 썩기 시작한 잎은 핀셋으로 빼냅니다. 방치하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가지치기
식물이 유리 벽면에 닿을 정도로 자라면 자릅니다. 통풍이 나빠지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습니다.
 
유리 닦기
안쪽에 이끼나 물때가 끼면 긴 젓가락에 휴지를 감아서 닦습니다. 깨끗한 유리가 빛을 잘 통과시켜 식물이 건강하게 자랍니다.
 
Midjourney. 테라리움 관리.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Midjourney. 테라리움 관리.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처음에 흔히 하는 실수 5가지

 
테라리움을 처음 만들다 보면 비슷한 문제를 겪게 됩니다. 아래 내용을 꼭 기억해 두고, 실제 테라리움에 적용하면 실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물을 너무 많이 주는 것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테라리움은 물이 순환하기 때문에 일반 화분보다 훨씬 적은 물이 필요합니다. 흙이 촉촉하면 더 주지 마세요. 과습은 뿌리 썩음과 곰팡이의 원인이 됩니다.
 
💡
해결법 : 물을 붓지 말고 분무기로 조금씩. 유리 벽면에 물방울이 과하게 맺히면 뚜껑을 열어 환기.
 

직사광선에 두는 것

 
유리는 열을 가두는 온실 효과가 있어서, 직사광선 아래에서는 내부 온도가 급격히 올라갑니다. 식물이 타거나 과습 상태가 될 수 있죠.
 
💡
해결법 : 밝지만 직접 햇빛이 닿지 않는 곳에 두세요. 북향이나 동향 창가, 또는 창에서 1~2m 떨어진 위치가 좋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을 좋아하는 식물을 섞는 것

 
다육식물(건조 선호)과 이끼(습함 선호)를 같은 테라리움에 넣으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힘들어합니다.
 
💡
해결법 : 비슷한 환경을 좋아하는 식물끼리 조합하세요. 밀폐형에는 열대식물, 개방형에는 다육식물.
 

환기를 전혀 하지 않는 것

 
밀폐형이라고 영원히 닫아두면 공기가 탁해지고 곰팡이가 생기기 쉽습니다.
 
💡
해결법 : 주 1회 정도 뚜껑을 열어 환기. 곰팡이가 보이면 즉시 제거하고 환기 횟수를 늘리세요.
 

야외에서 채집한 흙을 그대로 쓰는 것

 
바깥 흙에는 해충 알, 곰팡이 포자, 잡초 씨앗이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
해결법 : 시판 배양토를 사용하거나, 야외 흙을 쓰려면 오븐에서 80~100°C로 30분간 소독한 후 사용하세요.
 
Midjourney. 방치된 테라리움.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Midjourney. 방치된 테라리움.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이미 벌어진 문제 대처 방법

 
테라리움을 만드는 건 숲의 순환 원리를 작은 유리병 안에 옮겨놓는 일입니다.
물은 스스로 증발하고 다시 내려오며, 식물은 공기를 정화하고, 미생물은 죽은 것을 양분으로 바꿉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은 그렇게 돌아갑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그 순환이 잘 일어나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뿐.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 없습니다. 물을 좀 많이 줬다면 환기하면 되고, 식물이 죽었다면 다른 종류로 바꿔보면 됩니다.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자연은 생각보다 강인하고, 균형을 찾아가려는 힘이 있으니까요.
테라리움을 돌보다 보면 자연의 정밀함과 회복력을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작은 유리병 안에서도 물은 순환하고, 식물은 자라고, 생태계는 스스로를 유지합니다. 그렇게, 작은 순환이 모여 큰 순환을 이룹니다.
 
테라리움은 우리로 하여금 자연의 강인함과 위대함을 피부로 와닿게 해주는 취미이자 실천입니다. 책상 위 작은 숲을 마련해두고, 스스로 이 거대한 순환의 원리와 감사함으로 이해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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