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물티슈는 어디로 갈까?

주방에 한 통, 세면대 옆에 한 통, 아이 방에 또 한 통. 물티슈는 언제부터인가 수건과 행주의 자리를 조용히 대체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해보신적 있으신가요. 그 많은 물티슈는, 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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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05, 2026
그 많은 물티슈는 어디로 갈까?
식당에 들어서면 테이블 위에 물티슈가 놓여 있습니다. 손을 닦고, 아이 입 주변을 훔치고, 테이블 위 물기를 닦습니다. 세 장, 어쩌면 네 장. 식사 한 번에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고 버려집니다.
 
집에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주방에 한 통, 세면대 옆에 한 통, 아이 방에 또 한 통. 물티슈는 언제부터인가 수건과 행주의 자리를 조용히 대체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해보신적 있으신가요. 그 많은 물티슈는, 다 어디로 가는 걸까요.
 

물티슈의 정체: "물에 적신 휴지"가 아니다

 

물티슈는 플라스틱이다

 
많은 사람들이 물티슈를 종이 제품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물티슈 원단은 폴리에스테르(PET)와 레이온(비스코스)을 혼합한 합성 부직포로 만들어집니다. 폴리에스테르는 플라스틱입니다.
 
이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플라스틱 섬유로 이루어진 물티슈는 자연 환경에서 분해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매립지나 환경에 노출된 물티슈가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100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전과정평가학회에 실린 연구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전후(2019~2022년) 국내에서 소비된 일회용 물티슈는 연간 약 32만 톤에 달합니다. 환경부 의뢰 연구보고서를 인용한 언론 보도에서는 이 중 식당·카페 등 외식업장에서만 연간 약 31만 7천 톤의 상업용 물티슈가 사용된다고 밝혔습니다.
 
전국의 식당에서 매일 얼마나 많은 물티슈가 뜯기고 버려지는지를 숫자로 확인하면, 그 규모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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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나

 
물티슈는 단순히 '물에 적신 천 조각'이 아닙니다. 수분이 많은 환경에서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지 않도록 방부제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고, 세정 기능을 위한 계면활성제, 산도를 조절하는 완충제, 피부 촉감을 위한 보습제와 향료가 함께 배합됩니다.
 
문제는 이 성분들 중 일부가 장기적·반복적 노출 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① MIT·CMIT (메틸이소치아졸리논·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
 
가습기살균제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성분입니다. 흡입 시 폐에 치명적 손상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2015년 이후 물티슈에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원단 제조 단계에서 간헐적으로 검출되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 원료 공급망 전체를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남아 있습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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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세틸피리디늄클로라이드(CPC)
 
석탄 콜타르에서 추출한 4급 암모늄염 성분으로, 경구·경피 독성과 피부 부식성의 위험이 있습니다. 허용 한도(0.08%)를 초과하면 면역계에 영향을 주고 흡입 시 폐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EWG(미국 환경작업그룹) 성분 평가에서 6등급을 받았습니다.
 
③ 소듐벤조에이트
 
방부·방곰팡이 효과가 뛰어나 물티슈에 널리 쓰이는 성분입니다. 동물 실험에서 간세포 손상이 확인되었으며, 사람에게서는 두드러기·천식·과민성 쇼크 사례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특히 비타민 C(아스코르브산)와 결합하면 국제암연구소(IARC) 지정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④ 파라벤류·포름알데히드 방출 방부제
 
파라벤은 호르몬 교란 물질로 분류되어 유아와 임산부에게 주의가 권고됩니다. 일부 방부제는 분해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를 소량 방출하는데, 포름알데히드는 미국 접촉성피부염협회가 고알레르겐으로 지정한 물질이며 장기 노출 시 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성분 라벨에 '무첨가', '저자극', '순한'이라는 표현이 있더라도, 그것이 모든 성분의 안전성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라벨이 아니라 전성분 목록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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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후의 이야기: 하수구 아래에서 벌어지는 일

 

변기에 버리면 생기는 일

 
국내 일부 가정에서는 물티슈를 변기에 흘려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른바 '플러셔블(flushable)' 표시가 붙은 제품은 변기에 버려도 된다고 오해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NUI 골웨이 대학의 연구(Water Research, 2020)에 따르면, 플러셔블 표시 제품의 50%가 셀룰로오스와 PET 혼합 재질로 제조되었으며, 이 제품들은 실제로 해양 환경에서 백색 미세플라스틱 섬유의 주요 공급원으로 확인됐습니다. '플러셔블'이라는 표기는 마케팅 언어에 가깝습니다.
 
물티슈는 하수관 안에서 유분과 결합해 '팻버그(fatberg)'라 불리는 거대한 기름 덩어리를 형성합니다. 이것이 하수관을 막는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경향신문과 환경부 하수 통계 분석에 따르면, 국내 전국 하수관 유지보수 비용은 연간 2,500억 원을 초과합니다. 이 중 약 1,000억 원 이상이 물티슈 투기로 인한 긴급 준설과 펌프 수리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수처리장 스크리닝 과정에서 걸러지는 이물질의 80~90%가 물티슈로 확인됐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 비용은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통해, 즉 시민의 세금으로 충당됩니다.
 

쓰레기통에 버려도 끝이 아니다

 
일반 쓰레기봉투에 넣어 배출한 물티슈는 매립지로 향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안전한 처리'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환경에 노출된 물티슈는 분해되는 대신, 자외선과 기계적 마찰에 의해 점점 더 작은 조각으로 쪼개집니다. 이것이 미세플라스틱입니다. 한 장의 물티슈가 수십억 개의 미세섬유를 환경에 방출할 수 있습니다.
 
아일랜드 NUI 골웨이 대학의 연구하수처리장 인근 퇴적물의 미세플라스틱 섬유 중 91%가 물티슈와 생리대에서 비롯된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강우로 인한 하수관 월류가 발생할 때 이 물질들은 여과 없이 바다로 직접 유입됩니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먹이사슬 전체를 타고 이동합니다. 한 연구에서는 남극 황제펭귄 군집의 4분의 3 이상이 미세섬유를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극해 표층수에서 채취한 샘플의 90% 이상에서 합성섬유가 검출됐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해양생물이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거쳐 다시 우리 식탁으로 돌아옵니다. 물티슈가 이 연결고리의 출발점이 된 셈입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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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미치는 영향: 피부와 몸에서 일어나는 일

 
물티슈 사용 후 피부에 남은 수분은 자연스럽게 증발합니다. 하지만 방부제를 비롯한 화학 성분들은 그대로 피부 위에 잔류합니다. 물로 헹구지 않는 한.
 
한국소비자원의 물티슈 안전실태조사(2016)에 따르면, 소비자 피해 사례 중 피부염·피부발진·알레르기 관련 사례가 전체의 67.5%로 가장 많았습니다. 물티슈를 자주 사용하는 영유아, 민감성 피부를 가진 성인, 피부 장벽이 아직 발달 중인 아이들에게 이 수치는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신호입니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은 2024년 국제 학술지 Environment International에 발표한 연구에서, 미세플라스틱에 포함된 화학물질(난연제, 가소제 등)이 피부를 통해 체내로 흡수될 수 있음을 3D 피부 모델 실험으로 확인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같은 해 플라스틱 성분을 포함한 물티슈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도입했습니다. 95%의 시민이 해당 금지 조치에 찬성했다는 공청회 결과가 뒤를 받쳤습니다.
 
유럽연합(EU) 역시 2023년 화학물질 규정(REACH) 개정을 통해 제품에 의도적으로 첨가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를 채택했습니다. 독일은 2023년부터 '단회용 플라스틱 기금법'을 통해 특정 플라스틱 제조사에 물티슈 관련 환경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물티슈가 2015년 화장품으로 재분류되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를 받게 됐지만, 식당용 물티슈는 여전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환경부가 식당 내 일회용 플라스틱 물티슈 금지 법안을 추진했다가 위생 우려를 이유로 잠정 보류한 상태입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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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실용적 선택 가이드

 
물티슈를 완전히 끊으라는 게 아닙니다. 편리함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조금 더 알고 사용하면 선택의 질이 달라집니다.
 

1. 물티슈를 고를 때 확인할 것

 
물티슈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원단 재질과 방부제 성분입니다.
 
원단 확인 포장지에 '비스코스 레이온 100%', '면 100%', '대나무 섬유'라고 표기된 제품은 폴리에스테르 혼방 제품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다만 '천연 원단'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확한 혼용률을 확인해야 합니다.
 
방부제 성분 확인 -피해야 할 성분: MIT, CMIT, 파라벤류(메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 등), CPC(세틸피리디늄클로라이드), 소듐벤조에이트, 포름알데히드 방출 방부제(DMDM 하이단토인, 이미다졸리디닐우레아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방부 대체제: 1,2-헥산디올, 에틸헥실글리세린, 하이드록시아세토페논. 이들은 독성이 낮고 다른 성분에 영향을 주지 않아 화장품 업계에서도 대체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성분 확인 방법 제품 뒷면의 전성분 표기를 확인하거나, 앱 '화해(화장품을 해석하다)'를 활용하면 쉽게 조회할 수 있습니다. 대한화장품협회의 화장품 성분사전도 참고 가능합니다.
 

2. 사용 습관에서 바꿀 것

 
  1. 물티슈는 반드시 일반 쓰레기로 배출합니다. 변기나 하수구에 버리지 않습니다. '플러셔블' 표시가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1. 아이의 입 주변, 눈 주위에는 가능하면 물과 면 가제 수건을 사용합니다. 방부제 성분이 점막을 통해 흡수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1. 사용한 물티슈로 여러 부위를 반복해서 닦지 않습니다. 이미 오염된 물티슈로 다른 부위를 닦으면 세균이 교차 전이될 수 있습니다.
  1. 개봉 후에는 스티커나 뚜껑을 반드시 닫아 보관합니다. 오염과 수분 증발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3. 대안을 고려할 때

 
물티슈를 대체하는 선택지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완전히 전환하지 않아도, 상황에 따라 조합하면 충분합니다.
 
  • 주방 기름때: 극세사 행주 + 세제. 물티슈보다 더 잘 닦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아기 피부: 세탁 가능한 면 가제 손수건. 한 번 사용 후 세탁합니다.
  • 표면 청소: 스프레이 + 극세사 천. 청소 효과는 유사하고 쓰레기가 남지 않습니다.
  • 외출 시 손 위생: 물 없이 사용 가능한 손 세정제.
 
어떤 방법이 더 낫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각자의 상황과 루틴에 맞는 선택이 가장 지속 가능합니다.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Midjourney. 2026, www.midjourney.com. AI 생성 이미지.
 

편리함과 함께, 질문도 챙기는 습관

 
물티슈 한 장은 가볍습니다. 하지만 연간 32만 톤이 사용되고, 그 상당수가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섬유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가볍지 않습니다.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사용 후 어디로 가는지를 알고 나면, 같은 물티슈 한 장을 뽑는 행동도 조금 달라집니다. 그 달라짐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는 것으로부터 선택이 시작됩니다.
 
오늘 집에 있는 물티슈 뒷면을 한 번 뒤집어 보세요. 거기서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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